고마운 누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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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다섯살 때 쯤의 이야기에요.

그때의 기억은 엄마 말대로 우리집 뒷 마당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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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렇고 털이 부실거리는 큰 똥개 한마리가

매어져있었고 정확하게 집 구조도 기억이 나는데

그 개가 어떻게 된건지는 기억이 나질 않아요.

누가 그때의 기억만 지워버린것 처럼.



우리집은 아이스크림 대리점을 했어요

집이 못 살아서 였는지 그 가게에 딸린 안채에서

생활했어요. 구조가 좀 특이했는데

가게 앞은 큰 대로변이였고

안채에 뒷쪽으로 나무문이 하나있었는데

그곳을 열면 재래식 주방겸 연탄 떼는곳이

있었고 주방문을 또 열면 가정집 안마당이

있었어요.

2층 주인집으로 연결되는 계단이 있는곳에

개집이 있었고 그 집 맞은편이자 우리집 주방문

옆쪽으로는 또 가정집이 두채 있었고요.

그 집들은 슈퍼와 기억나지 않은 가게 하나

우리집 처럼 안채로 이어진 집들이였는데

그곳에 있는 언니들이랑 어울려놀던 기억이 나요.



엄마 말로는 그맘때의 전 말도 잘 하고

사고도 많이 치는 아이였는데

그 개를 엄청 예뻐했었데요. 큰개인데도 무서워

하지도 않고 등위에 올라가서 타고 다니고

그 개가 자주 똥을 먹었는데 그 똥을 못 먹게

제가 맨손으로;; 치워버리고 그랬다더라구요.

그 개는 제 기억으론 우리집 개인줄 알았는데

주인집 개였데요.

그 시절의 견생들이 거의 그랬듯이

산책한번 못하고 짧은 쇠줄에 매여져

짬밥만 먹고 크던 아이였는데

그마저도 주인집이 잘 안줘서 비쩍 말라있었데요

엄마가 그집에 이사가서는 자주 밥을 챙겨줬는데

그래서인지 다른 사람들한텐 곁도 안주는 개가

저한테는 해꼬지도 안하고 잘 놀아줬다더라구요.

저는 뭘 먹어도 저한입 누렁이 한입 이러면서

나눠먹었고 그게 종종 엄마를 식겁하게 했던

일들이라고 해요.



그러던 중 엄마가 옆집에 있는 아저씨와

얘기를 하는데 그 아저씨는 철학관? 인지

무당인지 뭐 그랬다는데 기억나지 않는 가게가

아마 그 아저씨 안채 였던거 같아요.



그 아저씨가 엄마를 보고 개를 한번 보더니

"하찮은 미물도 은혜를 알고 보은을 하겠구나"

뭐 그렇게 이야기 했다네요.

엄마는 뭔소린가 싶어 물어봤는데 그 아저씨는

" 애 혼자 두지 마소" 이 한마디 하곤

담배한대 피고 집으로 들어갔데요.

그 후로 얼마가 지났는데.

엄마는 구루마에 아이스크림을 담아서

콘에다 퍼주는 걸 공원같은데 종종 나가서

팔고 그랬는데 그날은 제가 아파서였는지

데리고 못나갔고 아버지는 거래처에 나가야

했다네요. 그땐 휴대폰도 뭣도 없던 시절이니

연락할 방법이 없어서 오토바이 타고 엄마를

집으로 오라고 하려고 저를 잠시 놔두고 갔고

집으로 돌아온 엄마는 난리가 난거죠.

집에 오니 저는 자다 깨서 울고 있고

주방문이 활짝 열려서는 주방은 쑥대밭이고

스뎅그릇 이며 숟가락이며 안마당으로 놔딩굴고

순경들이 와서는 옆집이랑 집주인하고 얘기하고

있었더라네요.

이게 뭔일이냐며 난리가 나서 자초지종을

묻는데 경찰 발 밑에 누렁이가 피투성이가

되어서는 죽어있더라고요..

엄마는 깜짝 놀라서 얘는 또 왜이러냐 하니

슈퍼집 아줌마가 누구엄마 왜 이제 왔냐며

큰일 날뻔 했다고 운을 뗏데요.

도둑이 안마당으로 연결된 샛길로 들어왔는데

우리집은 안마당 쪽은 문단속을 잘 안해놔서

털기가 좋았는지 들어가려는데 누렁이가 계속

짖었데요. 다들 바쁘기도 하고 주인집도 개가

자주 짖으니 별 신경 안쓰고 있어서 몰랐는데

알고보니 그게 도둑이 들어왔다고 짖은거였나

보더라고 얘기를 하는데

한참 있다가 박살나는 소리와 개짖는 소리가

멈춤과 동시에 개 비명소리가 나서 나와보니

왠 남자가 개를 칼로 찔렀는지 개는 죽어있고

남자도 피투성인 상태로 쓰러져 있었데요.

슈퍼집 아줌마가 건너편 대로변에 있는

파출소에 가서 난리가 났다고 신고하고

경찰 둘이 같이 왔는데 남자는 피를 너무 흘려서

도망도 못 가고 누워 있었다고 하네요

그 사람은 잡혀가고 경찰 한분이 남아서

엄마를 기다리고 있었던 거고 상황을 보니

누렁이 목엔 엄청 두꺼운 쇠줄이 있었는데

그게 다 끊어져 있고 목에도 쓸린 상처가

있는거 보니 끊으려 애쓴거 같다고 하면서

개가 아줌마 애 살렸네 하며 허허 하더라네요.

도둑 이 저한테 해라도 입힐까 싶어서

힘들게 목줄을 끊고 나와서 도둑한테 덤벼서

싸우다가 머리랑 목 배 쪽에 칼을 맞고 죽은거

같다면서 착하고 짠하다고 꼭 좋은데 묻어주라고

했데요.

엄마는 그얘기 듣고 안도감과 죽은 개 한테

고마워서 펑펑 우는데 집주인이 매정하게도

이미 죽은개 탕이나 끓여야겠다고 해서

엄마가 울다말고 정색하면서 개값 줄테니

그러지말라고 싸워서는 누렁이 포대에 담아서

뒷산 높은곳에 묻어주고 왔다고 이야기하더라구요.





그래서 인지 원래도 동물을 좋아했지만

이야기 들은 후론 개한테 더 정이 많이가요.

그래서 안락사 권유 당하던 아픈개

약먹고 죽을뻔한 애도 성심성의껏 치료해서

제 손에서 예쁘게

잘크다 가고 그랬어요.

미안하게도 누렁이에 대한 기억이 많이 없어서

그게 좀 슬프긴 한데..

녀석이 나 울지 말라고 나쁜 기억 안나게

해주는건지 예쁜 기억만 남기고 갔네요.

그곳에서는 행복하게 잘 살았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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